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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벽세대, 세상에 묻다] 휴학 반복하며 ‘노오력’ 해서 취업해도 시급 9500원
  • 관리자
  • 2017-06-23
  • 조회 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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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청춘이 절벽 끝에 서 있다. 건너편엔 기성세대가 기다리고 있다. ‘왜 우리처럼 건너오지 못하느냐’ ‘왜 노력하지 않느냐’고 다그친다. 하지만 발을 헛디디는 작은 실수도 치명상으로 이어진다. 입시, 취업, 결혼, 육아라는 ‘절벽’을 마주할 때마다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은 커지고 있다. 절벽세대가 얼마나 힘든지, 왜 어려운지, 출구는 없는지 3회에 걸쳐 살펴봤다.

    졸업에서 입사, 그리고 퇴사까지. 우리 취업시장에서 젊은이들이 겪는 ‘보편적 고통’은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 취업 걱정에 숨 막히는 대학생활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취업 준비는 물론 고생 끝에 잡은 첫 직장도 청년에게 실망만을 안기기 일쑤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2006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조사’ 통계를 지도 삼아 대한민국의 평균 대졸자 청년이 취업시장에서 거치는 궤적을 따라가 봤다. 조사대상은 전국 대학의 2014년 8월과 2015년 2월 졸업생 1만8057명이다.

    휴학 않고 성공한 취업 어디 있으랴

    소설가 김애란의 단편소설 ‘자오선을 지나갈 때’ 끝부분에서 취업준비생인 주인공이 중얼거린다. “계속 원서를 넣을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지는 모르겠다. 시간은 자꾸 가고 나는 그 시간 동안 뭘 했냐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소설이 나온 지 10년 넘게 흘렀지만 청년들 고민은 바뀌지 않았다. 10명 중 7명(지난해 기준)이 대학에 진학하는 가운데 입학 순간부터 첫 직장에 들어가기까지 취업 준비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를 반영한 세태가 졸업유예와 휴학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의 경우 5명 가운데 1명이 졸업을 미뤘다. 일자리 지원(45.4%)과 스펙 쌓기(18.8%)가 주된 이유다. 입사면접에서 ‘졸업하고 공백 기간을 묻는 걸 피하기’ 위해서라는 경우도 7.0%에 이른다. 기타로 잡히는 5.8%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부가 취업 때문에 졸업유예를 하는 것이다. 휴학 역시 마찬가지다. 응답자의 20.3%가 취업이나 자격증, 고시 준비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자격증을 1.9개 땄다. 입사에 걸리는 시간은 졸업 뒤 평균 3.6개월이다. 10명 중 1명은 졸업 뒤에도 1년 이상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다.

    첫 직장 시급 9500원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은 격론이 많은 공약이다. 일부는 “아르바이트생한테도 저 월급을 주면 구멍가게 문도 다 닫으란 것이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한가한 소리다. 비단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첫 직장을 잡아도 시급 1만원을 받지 못한다.

    29세 이하 대졸자의 첫 월급은 평균 170만4000원으로 평균 근로시간은 주당 44.9시간이었다.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9487.75원이다. 2, 3년제 대학 졸업자로 범위를 좁히면 첫 월급이 평균 153만4000원에 그쳤다. 현재 최저임금(시간당 6470원)을 이들의 평균 근로시간 46.0시간에 맞춰 계산하면 119만480원이다.

    대졸 청년이 평균적으로 희망하는 최소 연봉은 2466만원이다. 반면 실제로 버는 돈은 2045만원에 그친다. 2015년 기준으로 서울에 사는 1인 가구의 한 달 생활비가 평균 135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열심히 벌어서 생활비로 쓰고 남는 돈이 연간 425만원이다. 1억원을 모으려면 23.52년의 기간이 걸린다.

    퇴사, 나와도 답은 없고

    어렵게 첫 일자리를 찾아도 만족도는 낮다. 첫 일자리는 ‘30명 미만 기업’이 45.8%로 절반에 육박했다. 통계청 기준인 300명 이상 대기업에 들어가는 인원은 22%에 불과했다. 더욱이 첫 일자리를 잡은 뒤 이직하거나 퇴사한 비율은 34.1%에 달했다. 조사 시점이 졸업 뒤 약 18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채 1년 반이 되지 않아 입사와 퇴사를 모두 경험한 셈이다.

    업무 외에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건 직장문화였다. 응답자의 25.0%는 첫 직장에서 힘들었던 점으로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를 꼽았다. 전례를 찾기 힘들 만큼 ‘고학력 세대’인 탓에 직장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조사대상 가운데 23.4%가 교육 수준에 비견해 첫 직장 수준이 낮다고 답했다.

    그러나 첫 직장을 박차고 나오더라도 미래가 밝지 않다. 첫 일자리를 유지한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183만9000원이지만, 그만둔 이들은 146만1000원에 그쳤다. 버티지 못한 대가가 생각보다 가혹한 셈이다. 때문에 입시부터 대학, 취업의 고통을 묵묵히 견뎌온 청년들의 ‘버티는 삶’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글=조효석 홍석호 안규영 기자 promene@kmib.co.kr, 일러스트=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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