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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6월 1일 [동양일보] 풍향계/ 공감도 능력, 공부합시다.
  • 충북새일센터
  • 2021-06-02
  • 조회 54
  • 풍향계/ 공감도 능력, 공부합시다.

    • 기자명 동양일보 
    •  
    •  입력 2021.06.01 21:21


    오경숙 충북여성새로일하기본부 본부장

    오경숙 충북여성새로일하기본부 본부장
    [동양일보]기업간담회 자리에서 한 인사담당자가 여성일자리기관에서 일하니 여성들에게 직업의식 교육을 강력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한다. 이런 상황은 분명 최근 채용실패 경험을 반영하는 것이기에 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질문하였다. 가뜩이나 여성인력 구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한명을 채용하였는데 하루만에 그만 두었다고 한다. 이직사유가 업무도 아닌 화장실 문제로 그만둔다고 하니 오랫동안 인사관리를 해온 입장에서 기가 막힌다며, 여성들의 직업의식 부족을 문제로 삼는다.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서 해당 기업 종사자 인적구성과 화장실 구조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90% 이상 남성들만 근무하는 사업장으로 화장실은 남녀가 공동으로 사용중이라고 한다. 이런 근무환경을 여성들에게 얘기하면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왜 그만두었는지 너무나도 쉽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이후에 여성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다시 공고를 내기보다는 이 참에 화장실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라고 제안하였다. 기업의 안전하지 않은 근무환경을 여성들의 직업의식 문제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자리 토론회에서 청년여성 당사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으로 면접과정에서 남자친구가 있는지, 결혼이나 출산계획은 있는지 등 성차별적 질문을 뽑은 반면, 청년남성은 구직활동중에 한번도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없음을 이야기 하였다. 이때 인사담당자가 회사입장에서는 근로자 입사부터 퇴사까지 인사계획을 세우기 위한 질문이었다고 답변하였고, 현장에 있던 여성연구자가 그것이 바로 여성은 결혼·임신·출산 과정에서 퇴사할 것임을 전제하는 ‘성차별’로 명명하면서 토론회 열기도 후끈 달아오른 사례가 있었다. 기업에서 성별 관계없이 누구나 역량있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선발한다고 하면서도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관행이었던 인사계획이 바로 성차별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이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근 차별문제에 대해 성별, 연령 등 집단과 개인간 갈등이 심각하다. 사회생활에서 갈등이 필연이라고 하지만 우리사회가 합리적으로 갈등을 해결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어떤 이슈가 터지면 끝을 향해 가는 느낌이다. 갈등의 끝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 상대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 하나씩 늘어나는 방식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혐오의 시작이다.

    우리사회가 혐오를 멈추고 성별과 세대를 아울러 상생하고 싶은가? 만약 이 명제에 동의한다면 서로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시작이 바로 ‘공감’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시선을 기준으로 타인을 인식하다보니 공감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아 ‘타인의 신발을 신고 바라보는 것이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담자의 상황을 공감하지 못하면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담전문가의 핵심자질로 공감능력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저출산·고령화에 직면하고 있고, 여성이 경제활동의 주체로 활동하길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출산·육아·가족돌봄을 여성이 전담하는 성별분업구조가 여전하다 보니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거나 일을 하더라도 보조적 역할로 취급되어 왔다. 그 시간만큼 한국의 여성경제활동률도 낮고, 남녀간 임금격차는 21년째 OECD 1위이다. 하지만, 이런 원인을 노동시장의 높은 성차별 인식과 제도로 인식하기보다 여성의 직업의식과 태도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과연 여성들이 의지가 없어서 경제활동을 안하는 것인지,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조건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 뇌 과학자가 ‘공감이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키우고, 목적과 필요에 따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혔던 것처럼 한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을 필요로 하는 국가와 기업이 먼저 공감능력을 높이기 위한 공부(감수성 훈련)가 필요하다. 공감은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http://www.dynews.co.kr)